<민요아리랑 연구>
아리랑 가사
저속하고 잡스럽다는 견해에 대한 소견
"아리랑은 청량제이고 진통제!!"
박병훈 (사)진도아리랑보존회장
한과 원망의 가사들 (예시)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경기, 진도아리랑)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정선 아리랑)
무정한 세월아 오고 가지를 마라
아까운 이내청춘 다 늙어간다. (밀양 아리랑)
서산에 지는해는 지고 싶어서 지느냐
날버리고 가신 님은 가고싶어서 가느냐. (진도, 경기아리랑)
위와 같이 아리랑의 원형의 대표인 가사들은 모두가 한과 원망의 가사들이다.
그래서 아리랑은 "애원성"으로 규정을 짓고 있다.
우리의 옛 선인들은 이와 같이 한과 원망을 절규하고 하소연하여 보았으나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보다는 오히려 심중에 수심만이 더 깊어져가는 자업자박의 결과를 얻고 말았다.
그래서 창자들은 이와는 정반대로 아리랑을 해학과 익살로 다음고 같이 노래하여 보았다.
해학과 익살의 가사들 (예시)
놈의 님 보다가 우리 님 보니
아니나던 심술이 저절로 나네. (경기아리랑)
석세베 곤방피마를 입었을 망정
네까짓것 하이칼라는 내눈 밑에서 돈다. (정선아리랑)
날좀보소 날좀보소 날좀보소
동지섣달 꽃본듯이 날좀보소. (밀양아리랑)
오다가 가다가 만나는 임은
손목이 끊어져도 나는 못 놓겠네. (진도아리랑)
위와 같이 잡스러운 소리로 노래를 주고 받아보니 웃음이 절로 터져나오고 내려가지 않았던 3년 묵은 체증이 씻은 듯 사라지는 "흥"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좀더 말하면 해학과 익살의 아리랑 가사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청량제 역할을 하여온 것이 지금의 흥겨운 가사들이다.
그래서 해학과 익살의 아리랑 가사들은 아리랑의 참 의미와 가치를 간직하고있다. 다시 말하면 유치하고 저속한 가사들이 "아리랑 노래"의 참다운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환원하면 잡스럽고 저급한 가사들이 한과 원망을 해소하는 진짜백이 아리랑이라는 말인데 그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진통제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겉만보아 저급시 되는 면이 있지만 이의 내면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알짜백이 가치가 숨어있는 것이다.
결국 아리랑의 잡소리는 애이불비(哀而不悲) 즉 슬프면서도 슬프지 않는 척 하는 것이 곧 아리랑이다.